거창한 계획이 가득한 휴가보다는 나만의 가치를 찾는 채움과 비움의 여행을 떠나봅니다
다양한 활동을 즐기며 경험을 한아름 품고 오는 채우는 여행. 온전히 나 자신에만 집중하며 번뇌를 버리는 비우는 여행. 자신의 방식대로 채움과 비움의 여행을 실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비움#1 내 마음 곳간과 마주하는 산사 여행
예산 수덕사에서의 템플스테이는 걱정과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었습니다
“정말 진심으로 좋아서 그렇게 바쁘게 사는 거야?” 유난히 활동적이던 그때의 저는 친구의 물음에 쉽게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삶이 제가 진짜 원하는 것인지 생각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즈음 우연한 계기로 참가하게 된 예산 수덕사에서의 템플스테이는 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계기가 됐습니다. 모든 활동이 오롯이 나 자신을 위한 것들이었습니다. 참선을 통해 스스로의 내면에 들어가 보고, 108배를 하며 지난날의 자신을 깨워 돌아보게 해주었으니까요. 또 묵언 속에서 산책하고 식사하며 신체의 모든 감각(안이비설신의, 眼耳鼻舌身意)에 집중해보기도 했습니다. 다른 누구를 위한, 누구에 의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소홀히 여겼던 나 자신과 가까워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쫓기듯 내몰았던 불안과 걱정이 잠시 사그라 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가졌던 차담 시간. 스님의 말은 지금도 가슴에 선명합니다.
“우리는 짧은 휴식에도 최대한 많은 것들을 채우려는 ‘시간의 노예’로 살기도, 타인에게 보이는 나를 필요 이상으로 신경 쓰는 ‘시선의 노예’로 살기도 하죠. 내 마음 곳간에 여유가 없다면, 옭아맨 것들을 잠시 내려놓아 보는 것도 좋습니다.” 그 후 나는 종종 사찰로 나를 위한 행복 여행을 떠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한 대웅전 그늘 아래 돌계단에 앉은 내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가만히 눈을 감으면, 바람에 흩날리는 처마 끝 풍경 소리가 청아하게 들립니다. 그렇게 비워낸 마음 곳간엔 편안함이 드립니다.
글. 현대트랜시스 전략기획팀 우준태 사원
비움#2 여유와 편안함, 진정한 휴가의 의미
일정이 가득한 여행보다는 쉼을 선택한 휴가에서 온전히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에 집중해봅니다
휴가 때 특별히 무언가를 한다거나 해외여행을 가기보다는 말 그대로 휴식을 취하려 합니다. 생각해보면 직장 생활을 하면서 휴가를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늘 이번에는 ‘여행 가야지’라고 마음먹지만, 막상 여름휴가를 쓸 수 있을 때면 무언가를 ‘하고 싶다’라고 생각하기보다는 마냥 쉬고만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작년에는 그 의미에 충실하게, 모든 것을 내려놓고 푹 쉬는 휴가를 선택했습니다. 우선 휴가가 시작되자마자 그동안 밀린 잠도 자고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온전히 에너지를 충전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짧게 다녀올 수 있는 한적한 곳을 찾다 보니 안동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안동으로 향했습니다. 첫 번째로 배롱나무와 한옥의 멋스러움을 느끼러 멋진 경관을 자랑하는 병산서원에 갔습니다. 병산서원은 올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는데,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이유를 곧바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멋스럽습니다. 그다음으로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촬영지로 유명한 ‘만휴정’을 찾았습니다. 남녀 주인공이 만나는 외나무다리도 인상적이었지만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계곡이 더 낭만적이고 인상 깊었습니다.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이 마련된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다가, 마지막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경치 좋은 곳에 자리한 카페에서 차를 즐기며 휴가의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올해도 특별한 계획을 세우거나 빡빡한 일정을 짜서 휴가를 보내기보다는 좀 더 여유롭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휴가를 보내려 합니다. 이 시대의 직장인들에게 가끔은 내려놓고 비우는 시간을 갖는 휴가를 추천해주고 싶습니다.
글. 현대모비스 글로벌생산관리팀 김봉규 과장
채움#1 자전거는 기쁨이자 삶의 동력이다
자전거와 함께 오늘도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갑니다
자동차는 자동차대로 자전거는 자전거대로 그만의 매력이 있습니다. 2004년 마음 맞는 동료들과 자전거 동호회를 결성한 이후 십수 년 동안 나의 삶은 늘 자전거와 함께였습니다. 퇴근길 2시간씩 타는 자전거는 건강을 지켜주는 수단이며 직장에서의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누군가와 함께하는 자전거는 호흡을 맞추며 서로 끌어주는 맛에, 혼자 타는 자전거는 스피드를 즐기며 실력을 쌓는 맛에 즐길 수 있습니다. 혼자 하든 함께하든 분명 맛깔 난 취미생활입니다.
특히 4년 전부터 시작한 자전거 전국 일주는 의미 있는 도전이기도 했지만 많은 추억이 생겨난 소중한 경험입니다. 새벽 기차를 타고 동해안에 내려 울산까지 자전거로 내달린 끝에 수십 년 만에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 회포를 푼 일부터, SNS로 알게 된 전국 곳곳 새로운 인연과 만남까지. 이처럼 자전거는 삶을 사람 사는 냄새로 채워주고 있습니다. 지난 여름휴가 때는 3년간의 노력 끝에 전국 모든 자전거 길을 거쳤다는 인증 스탬프를 모아 ‘자전거 국토 완주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여권처럼 생긴 인증 수첩 페이지를 가득 채운 스탬프를 보고 있으면 뿌듯하기가 이를 데 없습니다. 그 짜릿함에 올해도 국토 완주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전기자전거로 갈아타는 사람들도 생겨나는데, 다리 힘이 닿는 한 직접 페달을 굴려 달리는 자전거 본연의 매력을 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글. 현대케피코 생산1부 전봉희 조장
채움#2 음식에는 그 나라의 가장 생생한 삶이 담겨 있다
여행지에서 직접 만들어 보는 로컬 음식으로 음식에 담긴 현지 문화를 배웁니다
여행을 가면 쿠킹 클래스를 신청해 음식을 만들며 현지인의 삶을 느껴 보곤 합니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 그 지역의 고유한 음식을 맛보고 즐기는 것은 내가 즐기는 여행의 가장 큰 묘미입니다. 몇 해 전부터는 동남아 쿠킹 클래스 여행을 통해 현지 문화에 흠뻑 젖고 내 나름대로 여행지를 정의해가는 일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친한 입사 동기들과 함께 떠난 방콕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을 함께하는 동기들이 있기에 즐거움도 두 배였지만 무엇보다 직접 로컬 음식을 만들어보고 음식에 담긴 현지 문화를 배운 것이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그중에서도 디저트로 만들었던 망고밥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세계 최대의 쌀 수출국이자 열대 과일 생산지인 태국의 특성을 잘 반영하는 망고밥의 새콤달콤한 조화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사진으로 여행지를 추억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이렇게 직접 음식을 만들어보며 현지인들과 소통하는 여행의 매력은 더 오래 기억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나에게 태국이라는 나라가 레몬그라스와 라임으로 똠얌꿍의 향을 내보았던 경험을 한 곳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앞으로의 여행도 음식을 직접 만들고 체험하며 현지의 매력에 동화되는 추억으로 채워지길 바랍니다!
글. 현대오토에버 인프라기술팀 이소영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