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고성능 N을 탄생시킨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Dialogue with N-gineers’
현대자동차가 고성능 전용 모델에 대한 화두를 처음 던졌던 건 지난 2013년이었습니다. 이후 세계 무대에서도 통할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BMW M의 개발총괄이었던 알버트 비어만 박사 영입을 시작으로 남양연구소 내에 고성능차 개발센터 준공, R&D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그 첫 번째 결과물이 지난해 유럽 시장에 출시된 i30N, 두 번째가 현재 국내 출시된 벨로스터 N입니다. 평가는 아시다시피 국내외 모두 긍정적입니다. 이 N 브랜드 출발의 제일 큰 공헌자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엔지니어들일 것입니다. 이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카레이서 권봄이 선수가 행사 진행을 맡았습니다
7일 행사에는 고성능차 차체설계팀 김대승 파트장과 고성능차 성능개발2팀 장영일 책임이, 11일 행사에는 고성능차 성능개발1팀 최장한 책임, 전력제어개발팀 김재균 연구원, 고성능상품기획팀 유동호 사원이 출연했습니다. 진행은 ‘무한도전’과 ‘더 벙커’ 등의 방송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여성 카레이서 권봄이 선수가 맡았죠.
N으로 시작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펼쳐졌습니다
연구원들은 N으로 시작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로 벨로스터 N을 설명했습니다. 고성능 N 개발의 기원(Native), N 고유의 특징과 성격(Nature), 운전의 즐거움을 전달하기 위한 필요(Necessary), N을 통해 누리게 될 경험(Notice), 그리고 N과 현대자동차의 미래(Next)까지. 다섯 가지의 키워드를 통해 전해지는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실까요?
Native, 현대자동차 고성능차의 기원
최장한 : 현대자동차 고성능차의 기원(Native)은 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산 스포츠카인 스쿠프로부터 시작된 국산 고성능차의 계보가 티뷰론, 투스카니, 제네시스 쿠페를 거치며 발전을 거듭한 끝에 벨로스터 N에 다다르게 된 것이죠.
김대승 : 벨로스터 N을 말하기 위해서는 모터스포츠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현대자동차는 2012년 유럽에 현지 모터스포츠 법인을 세우고 2014년 WRC에 복귀한 이래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는 중입니다. 복귀 첫 해 독일 랠리에서 우승한 것을 비롯해 올해 WRC 순위에서도 종합 선두를 달리고 있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TCR 등의 커스터머 레이스에도 진출해 매우 훌륭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모터스포츠에 쓰인 i20 WRC 랠리카와 양산형 벨로스터 N은 별개의 차가 아닙니다. i20 WRC 랠리카 개발에 참여했던 연구원들이 현재 고성능차 개발을 담당하고 있고, 모터스포츠를 통해 축적된 경험들이 지금의 벨로스터 N에 온전히 녹아들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Nature, 운전자를 가슴 뛰게 만드는 본성
장영일 : N을 개발할 때 궁극적으로 추구했던 바가 ‘운전의 즐거움에 집중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절대적인 속도에 연연하기보다 운전대를 잡았을 때 절로 웃음이 나는 차를 만들고 싶었던 거죠. 특히 차체 성능을 기반으로 코너링을 할 때 느끼는 강렬한 즐거움을 구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벨로스터 N을 개발할 때 모토를 ‘엔진에서 나오는 RPM보다 가슴을 뛰게 하는 BPM을 자극하는 자동차’로 잡았죠. 누구라도 벨로스터 N의 운전석에 앉는다면 심장 박동이 빠르게 뛰는 즐거움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김재균 : 벨로스터 N을 개발하면서 자연스럽게 ‘코너링의 악동’이라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옆에서 보면 얄미울 정도로 쉽고 빠르게 코너를 돌아가가는 모습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죠. 이런 코너링을 가능케 한 것은 전자식 LSD의 역할이 컸습니다. ‘N 코너 카빙 디퍼렌셜’이라 이름 붙여진 이 시스템은 전륜구동이 가지는 태생적 한계까지 극복해 날카로운 코너링을 가능케 합니다. 예리하게 코너를 가로질러 나가는 특성은 운전자의 달리기 본능을 더욱 부추기는 벨로스터 N만의 매력이기도 합니다.
최장한 : 날카로운 코너링을 돕는 LSD와 함께 N 개발에 있어 가장 많은 고민이 들어간 부분이 스티어링입니다. 스티어링은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부분이기 때문에 벨로스터 N 개발과정에서 마지막까지 고심을 거듭하며 개선을 거쳐야 했어요. 벨로스터 N의 스티어링 키 포인트는 반응성이었습니다. 차급에서 오버스펙이라 할 수 있는 R-MDPS를 적용하고 반응성을 높이기 위해 솔리드 마운트 방식을 사용하는 등 구조와 세팅을 다듬었습니다. 진동을 잡아내는 것 또한 중요한 설계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국내 운전자들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동과 소음에 예민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서스펜션도 편안함에 중점을 둔 노멀 모드 세팅을 준비했고, 스티어링도 직결감은 살리되 진동은 다소 억제하는 설계가 적용돼 있습니다. 서킷과 공도를 넘나들며 달리기 위한 N만의 철학이 잘 드러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죠.
Necessary, 운전자의 필요를 짚어내다
최장한 : 보통 스포츠카는 일상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타는 차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벨로스터 N도 N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뉘르부르크링에서 많은 시간을 거치며 개발됐죠. 하지만 벨로스터의 경우 한국과 미국이 주력시장이기 때문에 뉘르부르크링을 달리는 것만으로는 국내 운전자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국내 공도에서도 많은 테스트를 거쳤습니다. 국내 운전자의 취향에 맞춘 세팅을 완성하기 위해서였죠.
김대승 : 벨로스터 N은 각 모드의 튜닝 범위가 굉장히 넓습니다. 이것들을 ‘N 그린 컨트롤(N Grin Control)’이라는 시스템에 녹여냈습니다. 이 시스템을 통해 공도에서는 일반 승용차처럼 편안하게 탈 수 있으면서도 서킷에서는 레이스카 수준으로 단단하게 조여진 승차감을 느낄 수 있게 튜닝을 다듬었습니다. 개인 취향에 맞게 서스펜션, 핸들링, 배기음 등을 마음대로 조합해 저장할 수도 있죠. 세팅을 다듬는 과정에서 많은 연구원들이 벨로스터 N과 함께 매일 출퇴근은 물론, 여행이나 마트 방문도 자주 했습니다. 공도에서의 편안함까지 갖추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죠. 스포츠카 하면 연상되는 딱딱하고 불편한 이미지는 벨로스터 N에는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일 겁니다.
최장한 : 서스펜션에 대해서는 할 말이 특히 많습니다. 벨로스터 N에는 상황에 따라 감쇄력을 조절할 수 있는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달려 있는데, 이 서스펜션 튜닝에 많은 공을 들였거든요. 각 주행 상황에 따라 최적의 댐핑 성능을 발휘하게끔 각 모드를 세팅해 어디서나 뛰어난 승차감과 주행 질감을 느낄 수 있게 조율했습니다. 일반도로 주행을 염두에 두고 승차감 위주로 튜닝한 노멀 모드, 와인딩 코스나 불규칙한 노면을 달릴 때 안정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 스포츠 모드, 서킷 주행을 염두에 두고 연석 공략까지 가능하게 세팅한 N 모드까지. 운전자의 요구에 따라 과감하게 차의 성격이 바뀌는 걸 느낄 수 있을 겁니다.
Notice, 벨로스터 N에서 중점이 되는 것들
유동호 : 고성능차로서 주행성능은 당연히 갖춰야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것에 더해 벨로스터 N만의 차별화 요소가 필요했죠. 독특했던 벨로스터의 디자인을 더 공격적으로 다듬어 N으로서의 차별화 된 디자인 요소를 적용했습니다. 큼지막한 리어 디퓨저와 19인치 휠, WRC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리어 스포일러 등이 바로 그것이죠.
김재균 : 일상과 서킷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차로 개발하다 보니 서킷 같은 가혹 조건에서 신뢰도와 내구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필수였습니다. 일반적인 수준보다 훨씬 높은 내구성을 갖추는데 중점을 두고 개발했죠. 특히 제가 직접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를 뛰면서 얻은 여러 경험들은 차량 연구개발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레이스를 비롯한 여러 가혹 조건을 수없이 거치며 차량의 내구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Next, N이 그려낼 고성능차의 미래
유동호 : 벨로스터 N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다양한 N이 출시될 예정입니다. 지금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후속모델을 검토 중이죠. 확실한 것은 뒤이어 나올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모델도 벨로스터 N이 다져놓은 1세대 고성능 N의 주행감성과 디자인 정체성을 이어받으리라는 것입니다.
김재균 :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차가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이에 맞춰 고성능 전기차를 만드는 제조사도 생겨나고 있죠. 저희도 고객들의 니즈를 파악해 또 다른 스타일의 고성능차를 개발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고객의 관심과 사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죠. 벨로스터 N을 타본 운전자들과 N을 꿈꾸는 고객들에게 더 큰 응원을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Dialogue with N-gineers’을 통해 들어본 벨로스터 N 연구원들의 이야기는 참가자들의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많은 참가자들이 연구원들을 찾아가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미처 풀지 못했던 궁금증을 해소할 정도였죠. 벨로스터 N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기대가 얼마나 큰 지 조금은 알 수 있었던 광경이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한 ‘N 브랜드 체험관’도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에서 진행중입니다. 이곳에 가면 고성능 N 개발의 여정, 그리고 그 결실인 벨로스터 N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벨로스터 N, 그리고 벨로스터 N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수많은 과정과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다면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N 브랜드 체험관’을 찾아 보세요. 벨로스터 N과 i20 WRC 랠리카, i30 N 내구레이스카 등 다양한 차량과 스토리로 채워진 전시가 그 동안의 궁금증과 기다림을 해소해 줄 겁니다.
현대자동차는 벨로스터 N 시승 이벤트, 드라이빙 아카데미 N 클래스 등 다양한 체험 행사를 통해 N 브랜드가 추구하는 운전의 즐거움을 널리 전파할 예정입니다. 한 연구원의 말처럼 더 재미있고 더 훌륭한 고성능차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는 원동력은 여러분의 기대와 관심입니다. 현대자동차 고성능 N에게 아낌 없는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글. 사진 주태환
현대 모터스튜디오 서울
주소 : 서울 강남구 언주로 738
운영기간 : 2018.06.20(수) ~ 2018.08.05(일)
운영시간 : 09:00 ~ 21:00
대표전화 : 02-542-3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