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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 우리는 언제, 어떻게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익스트림 스포츠에 도전하고, 무모한 짓을 벌이는 것만이 용감한 일은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삶의 모습을 정확하게 알고, 그대로 솔직하게 살아가는 일에도 용기가 필요합니다. 오늘보다 더 용감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내면의 소리를 잘 듣는 법을 심리 전문가로부터 알아봅니다.
내 안에서 찾는 새로운 희망
l 내 안의 즐거움을 발견한 후 삶의 활력을 찾은 사례가 있습니다
세일즈 업무를 하던 한 직장인이 병원을 찾았습니다. 실적으로 인해 우울증이 생긴 것입니다. 그는 조바심 때문에 심리 상담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중단했습니다. 그러다 6개월 후 다른 곳에서 우연히 그를 만나게 되었는데요, 놀랍게도 표정이 무척 밝아 보였습니다. 회사나 업무가 바뀐 것도 아니었습니다. 잠시 그 뒷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그는 심리 상담을 정리하고 난 뒤 산책을 자주 하며 지냈다고 했습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오래된 즐거움을 떠올렸습니다. 집 주변 목공소에서 버려진 나무토막으로 장난감을 만들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었습니다. 그는 그 길로 공방을 찾아가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삶의 활력을 되찾았고, 미래에는 목공예와 관련된 일을 할 거라는 새로운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자기만의 작은 세상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마음이 하는 이야기에 집중하기
l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인생을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잘살아온 게 아니구나’라고 깨달을 때가 있습니다. 성공한 사업가, 사회적 지위나 연봉이 높은 전문가, 대중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연예인이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가 잘살지 못했다는 것은 외적 성취의 정도가 아니라 ‘얼마나 자기 삶을 살았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20여 년 동안 정신과 의사 및 심리 전문가로서 느낀 것은 사람은 자기답게 살아가면 건강하고 행복하지만 자기와 멀어지면 불행하고 병이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비루하고 힘든 현실이라 하더라도 자기로서 숨 쉴 수 있고 영혼이 기쁠 수 있는 내부세계를 가진 사람은 행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세상의 소음과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자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현실의 외면과 자기의 외면의 양극단에서 벗어나 내적 세계와 외적 세계의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따를 수밖에 없는 외부세상 안에 자신의 목소리를 따르는 또 하나의 작은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어떻게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요?
첫째, 고통의 경험입니다. 어둠이 깊을 때 비로소 눈은 ‘보게’ 됩니다. 대낮의 눈은 그냥 비추어지는 것을 볼 뿐이지만, 어둠 속에서 우리의 눈은 두리번거립니다. 내면의 소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평범한 일상과 안일한 삶에서 내면의 소리는 잘 들리지 않습니다. 안타깝지만 우리를 힘들게 하는 고통과 불행이 우리 내면의 목소리를 듣게 합니다.
둘째, 침묵하는 시간입니다. 눈을 감으면 소리에 예민해지는 것처럼 주위 자극과 소음이 줄어들어야 내면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혼자 있는 시간이 아니라 자기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도, 일기 쓰기, 명상, 산책 등은 자기 대화를 위한 훌륭한 시간입니다.
셋째, 공간의 이동입니다. 새로운 공간은 새로운 생각을 일깨웁니다. 여행에서 우리의 생각은 깊어집니다. 세상으로 떠나는 여행은 자기와 마주하는 내면으로의 여행이 됩니다. 그렇기에 내면의 소리는 익숙한 공간보다 새로운 공간에서 들립니다.
넷째, 죽음의 인식입니다. 마음에는 알맹이와 티끌이 있습니다. 진짜 욕구도 있지만, 세상이 주입한 가짜 욕구도 뒤섞여 있습니다. 평소에 우리는 이를 나누어볼 수 없습니다. 죽음을 통해 삶을 바라볼 때만이 우리 안에 진짜 소중한 것과 원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내면의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자신과 대면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오로지 나에게 집중하여 마음속에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 나로서 숨 쉴 수 있는 작은 세상을 만들어 가길 바랍니다.
글. 문요한 칼럼니스트(정신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