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마니아에게 추천하는 글로벌 전문지를 소개합니다
자동차의 디자인과 퍼포먼스, 승차감을 느끼는 관점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대중이 좋아하는 브랜드, 모델, 차종이 제각각 다른 이유입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자동차를 바라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자동차 전문가의 느낌을 간접적으로 들어보는 거죠. 공신력 있는 매체를 통해서요.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독일에서 3대 자동차 전문지로 꼽힙니다
1923년 창간한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아우토 자이퉁’, ‘아우토 빌트’와 함께 독일에서 3대 자동차 전문지로 꼽힙니다. 까다로운 잣대로 공신력을 얻어 자동차 명가 독일은 물론 유럽 전역 소비자에게 큰 영향력을 미치는 매체로 유명하죠.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뉘르부르크링 오토바이 경주 선수이자 1-2차 세계대전에 비행기 조종사로 참전했던 프리츠 풀릭과 소설가 펠리시카스 폰 레즈니체크가 함께 만들었습니다.
1946년에는 심도 있는 자동차 리뷰와 트렌드 분석으로 유명세를 더하면서 슈투트가르트까지 영역을 확대했습니다. 1960년대 들어서 서독 자동차 등록대수는 약 450만 대에서 약 1,250만 대까지 급격히 늘어납니다. 덕분에 잡지도 불티나게 팔리면서 발행부수가 15만 부에서 40만 부로 크게 늘었습니다. 현재는 독일 외 20여 개국에서 국제판이 발행되며, 영어 전용판은 ‘Complete Car’라는 이름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는 지난 8월 현대기아자동차의 10가지 성공 요인을 분석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성공 비결로는 1. 뛰어난 디자인 2. 안정적인 내구성 3. 고성능차 주행 성능 4. 친환경 기술 5. 뛰어난 사용성 6. 충분한 보증기간 7. 첨단장비의 편의성 8. 저렴한 가격 9. 유럽 현지 맞춤형 기술 개발과 생산 10. 스포츠 마케팅을 꼽았습니다. 2019년부터 올해 7월까지 자체적으로 22회에 걸쳐 자동차 종합 비교평가를 실시했는데, 현대기아자동차는 실내 공간, 조작 용이성, 품질, 기본 편의 사양, 보증 기간 등에서 우세한 결과를 나타내며 총 9번 1위를 차지했습니다.
카 앤 드라이버(Car and Driver)
‘카 앤 드라이버’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 잡지입니다
1955년 ‘Sports cars Illustrated’라는 이름으로 처음 창간된 ‘카 앤 드라이버’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 잡지로 유명합니다. 처음에는 주로 소형 수입 스포츠카에 중점을 두고 발행했지만, 1961년 편집장이었던 칼 루드비그센(Karl Ludvigsen)이 보다 일반적인 자동차 중심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잡지 이름을 ‘Car and Driver’로 바꿨습니다.
‘카 앤 드라이버’는 올해의 차를 선정하는 대신, 매년 올해의 10대 자동차와 10대 트럭/SUV를 선정합니다. 현대자동차 쏘나타와 기아자동차 텔루라이드 등이 이 부분에 선정된 바 있죠. ‘카 앤 드라이버’가 미국에서 최고의 공신력을 얻게 된 데에는 엄격한 편집방향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자동차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평가해 가혹한 비평을 내리기도 하죠. 1999년 머스탱과 2001년 마쯔다가 제원만큼의 퍼포먼스를 내지 않는 것을 증명해 제조사의 사과를 이끌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는 미국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한 7~8인승 SUV의 대표 모델 5대를 비교 평가했는데,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자동차 텔루라이드가 포드 익스플로러와 마쯔다 CX-9, 뷰익 엔클레이브와 경쟁했습니다. 총 25개에 달하는 요소에 점수를 매긴 엄격한 평가에서 1위는 총 255점 중 215점을 받은 텔루라이드, 2위는 213점을 받은 팰리세이드가 차지했습니다. ‘카 앤 드라이버’는 총평에서 “팰리세이드는 고객이 원하는 모든 것을 담았다”고 평가했으며, 텔루라이드에 대해서는 "팰리세이드의 장점에 근사한 디자인을 더했다고 언급했습니다."
모터트렌드(MotorTrend)
‘모터트렌드’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잡지로 불립니다
미국 LA에서 1949년 처음 발간한 ‘모터트렌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올해의 자동차(Car of the Year)’를 뽑는 매체로 유명합니다. 올해의 자동차를 선정하기 시작한 최초의 언론사로서 1949년부터 매년 12월에 선정하고 있죠. 그 이후로 올해의 트럭, 올해의 SUV도 선정하고 있습니다. 매년 ‘올해의 10대 자동차’를 선정하는 ‘카 앤 드라이버’와는 숙적 관계로 미국 자동차 잡지 양대 산맥입니다.
2019년에는 제네시스 G70가 ‘모터트렌드’ 올해의 자동차로 뽑혔습니다. 국산 자동차가 선정된 것은 69년만에 처음이죠. ‘모터트렌드’는 '스타가 태어났다(A Star is born)'는 제목과 함께 “한국의 신생 럭셔리 브랜드가 중앙 무대로 강력하게 파고들었다”고 평가하며 G70를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또한, “30년 전에는 미국인이 ‘현대’를 발음하는 걸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C세그먼트의 강자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2020년에는 ‘모터트렌드’ 올해의 SUV에 기아자동차 텔루라이드가 선정됐습니다. 아우디 e-트론, BMW X5, 링컨 에비에이터, 링컨 코세어, 벤츠 GLS, 포르쉐 카이엔, 스바루 아웃백 등 8개 차종이 최종 후보에 올랐지만, 비교 테스트 등 면밀한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텔루라이드가 뽑혔죠. 게다가 ‘모터트렌드’가 뽑은 올해의 인물에는 기아자동차 최고 디자인 책임자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선정돼 겹경사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탑기어(TopGear)
‘탑기어’는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자동차 매체입니다
‘탑기어’ 잡지의 기원은 1977년부터 현재까지 영국 BBC에서 방영하는 자동차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입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버라이어티 쇼’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슈퍼카, 일반차, 클래식카, 대형차, 트레일러, 오토바이, 전동 휠체어 등 바퀴가 달린 모든 탈 것을 실험하고 리뷰하는 걸로 유명하죠. 거침없는 입담과 해박한 자동차 지식을 지닌 진행자 각자의 자동차 취향으로 독자에게 신선한 정보와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탑기어’는 매년 올해의 자동차 메이커를 선정합니다. 2018년에는 현대자동차가 그 자리에 올랐죠. i30N부터 아이오닉, 코나 일렉트릭까지 도전적으로 선보인 상품 라인업과 지난 수년간의 괄목할 만한 성장에 높은 점수를 준 것입니다. 이로써 현대자동차는 2013년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차로 i10이 선정된 이후 5년 만에 BBC 탑기어 어워드를 수상했습니다.
오토카(AutoCar)
'오토카'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 잡지입니다
‘오토카’는 1895년 영국에서 창간된 세계 최초의 자동차 전문 매거진입니다. 이 잡지가 처음 만들어졌을 땐 영국에 자동차가 겨우 6~7대 정도밖에 없었죠. 처음엔 다임러 선전을 위한 매체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자동차 산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언론사로 성장했습니다. ‘오토카’는 매년 그 해 직접 리뷰한 자동차 중 별 5개 만점을 받은 모델과 자동차 업계에 큰 영향을 준 인물, 기술, 자동차 등을 ‘오토카 어워즈’라는 이름으로 선정하고 있습니다. 이 중 특별히 자동차 산업에서 틀을 깨는 자동차에 수여하는 상이 있는데, ‘게임 체인저’라는 부문입니다.
2018년에는 현대자동차 i30N, 기아자동차 스팅어가 게임 체인저로 선정됐습니다. i30N은 라이벌 고성능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편의성,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갖춘 차로 평가받았으며, 스팅어는 역동성과 정교함을 갖춘 성공적인 사륜구동 모델로 인정받았습니다. 2019년엔 현대자동차 넥쏘와 기아자동차 니로 EV를 게임 체인저로 선정하면서 현대기아자동차의 친환경 기술력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자동차에 대해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잡지 5개를 살펴봤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독자들에게 깊이 있는 자동차 지식을 전달하고, 보는 재미도 선사하고 있는데요. 이 잡지들이 꼽은 올해의 차는 무엇일지 궁금해집니다. 서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잡지 한 권을 골라 흥미로운 자동차 세계를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