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에 도입되고 있는 드라이브 스루
차에 탑승한 채로 쇼핑할 수 있는 상점을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라고 합니다. 흔히 패스트푸드나 커피 전문점에서 주로 볼 수 있는데요. 사실 최초로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했던 곳은 은행입니다. 1930년대 미국 세인트 루이스의 그랜드 내셔널 은행(Grand National Bank)에서 최초의 드라이브 스루를 선보였죠. 안전 등의 이유로 입금만 가능했지만, 단순히 흥미롭다는 이유로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맥도날드(출처: 맥도날드)
이후 드라이브 스루는 패스트푸드 전문점을 통해 널리 퍼졌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맥도날드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맥도날드는 1975년에 처음으로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했는데요. 1947년에 최초의 패스트푸드 전문점 드라이브 스루가 등장했으니, 도입 시점이 꽤 늦은 편이죠.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전 세계 매장으로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드라이브 스루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드라이브 스루를 적극 도입하고 있는 또 다른 브랜드로 스타벅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스타벅스는 ‘사이렌 오더(Siren Order)’ 서비스를 통해 편의성을 더욱 높였습니다. 사이렌 오더는 매장을 지정해 주문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앱 서비스입니다.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지정해서 미리 주문하면 제품을 바로 픽업할 수 있어, 더욱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행정에서 금융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드라이브 스루
드라이브 스루 민원센터를 운영 중인 광주광역시(출처: 행정안전부)
최근에는 패스트푸드점이나 카페 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하는 추세입니다. 네덜란드에서는 2017년 3월에 치러진 총선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이용한 투표를 도입했습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투표를 하고 바로 떠날 수 있다는 편의성 덕분에 이전 총선 대비 투표율이 8%나 올랐죠.
우리나라는 관공서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는 2015년 12월부터 첨단2동주민센터에 드라이브 스루 민원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입니다. 차를 탄 채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면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인감증명서 등 21종의 민원서류를 편리하게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2017년 기준 전체 민원발급 건수의 16%에 달할 정도로 이용률이 높습니다. 제주시청도 2019년 6월부터 드라이브 스루 민원센터를 운영 중이며, 부산시도 강서구 명지동을 비롯한 신축 행정복지센터에 드라이브 스루 도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보건 의료 부문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 주의 해리슨 버그에서는 2006년에 간이 보건소를 설치하여 드라이브 스루로 독감 백신 주사를 접종했습니다. 체크 리스트를 통해 확인 사항을 검토한 후 차량 밖으로 팔을 내밀면 주사를 놓아주는 방식이었습니다. 2015년 미국 조지아주의 한 보건소에서는 인플루엔자 백신접종 홍보를 위해 드라이브 스루로 ‘백신 클리닉’을 열었습니다. 빠른 속도로 접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역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경남 창원에 도입한 GS25 드라이브 스루 매장(출처: GS25)
편의점 업계에서도 드라이브 스루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2012년 8월에는 CU가 서울 흑석동의 한 주유소에서, 2017년 4월에는 GS25가 경남 창원에서 드라이브 스루 매장을 도입했습니다. 드라이브 스루 편의점에서는 생수나 커피, 음료, 담배 등 간단한 품목들만 구매할 수 있는데요. 향후 판매 물품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또한 GS25는 지난해부터 베트남에서 편의점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베트남의 주요 이동 수단인 오토바이로 이용하는 드라이브 스루 매장으로, 현지에서 반응이 좋다고 합니다.
이제는 은행에서도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우리은행은 모바일로 신청하고 차 안에서 수령할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 환전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앱에서 환전 예약을 한 후 픽업 부스에서 차량번호를 인식하고, 휴대폰으로 QR코드를 확인한 후 지문인증 등으로 본인 인증을 거치면 외화를 수령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명동 신세계면세점 방문 고객에게 드라이브 스루로 외화를 수령하는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입니다.
차량 인식 결제를 도입하는 드라이브 스루
차량 인식을 통해 간편 결제하는 스타벅스의 My DT Pass 서비스(출처: 스타벅스)
최근 드라이브 스루는 더욱 편리한 스마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차량 번호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등록된 결제 수단까지 연결하는 간편결제 방법인데요. 스타벅스의 ‘My DT Pass’ 서비스가 대표 사례입니다. My DT Pass는 차량 정보를 미리 등록하면 스타벅스의 선불카드와 연동해 자동으로 결제까지 완료되는 서비스입니다. 드라이브 스루의 양대 산맥인 맥도날드 역시 결제 시스템 개선에 관심이 많습니다. 맥도날드의 경우 지난 3월 AI 벤처기업을 3억 달러(약 3,500억 원)에 인수해 차량인식 결제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최근 6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발표하며 차량 내 결제 시스템 적용 계획을 알렸습니다. 주유소나 주차장 등 비용 지불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갑 속 신용카드나 현금을 찾는 번거로움 없이 차량 내에서 화면 터치만으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결제서비스 전용 스마트폰 앱에 차량 및 결제 카드를 등록한 이후 제휴 주유소 및 주차장에 진입하면 내비게이션 화면에 결제 안내창이 표시되고, 이를 터치하는 것만으로 결제는 물론 제휴 멤버십 사용, 적립까지 한 번에 자동으로 이뤄집니다. 자동차 안에서 주차장, 주유소는 물론 대형 드라이브 스루 가맹점을 이용하고 간편하게 결제할 날이 머지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