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이 일상이 되면 사람들은 온라인에서도 오프라인과 비슷한 경험을 얻길 원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해답은 실감형 기술을 이용하는 것인데요. 불모지였던 한국 실감형 기술 시장을 개간하며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는 올림플래닛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올림플래닛은 어떤 곳인가요?
A. 흔히 게임이나 마케팅 요소로 접하는 실감형 기술인 VR(가상현실), AR(증강현실), 이 둘의 장점을 합친 MR(혼합현실)을 응용하여 기업 고객이 원하는 가상 공간을 제공하는 버추얼 공간 솔루션 회사입니다.
Q. 어떤 계기로 창업하게 되었나요?
A. 2009년 캐나다에서 토목 플랜트 분야의 일을 했습니다. 당시 북미 시장에서는 VR과 AR 같은 실감형 기술이 트렌드였어요. 그때 실감형 기술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2014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다음 해 창업을 했습니다. 당시 한국은 실감형 시장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는데요.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그나마 활용이 되었지만, 산업계에서는 시도조차 없었죠.
Q.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사업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지금까지는 글, 이미지, 동영상으로 정보를 얻었다면 앞으로는 실감형 기술로 정보를 직접 체감할 것이 분명했어요. 예를 들어 집을 구매할 때 모델하우스를 방문하거나 인터넷에서 이미지로 정보를 얻었다면, 이제는 VR과 AR 등의 기술로 원하는 공간을 원하는 장소에서 실제처럼 경험하는 것이에요. 제가 안 해도 누군가는 할 사업이었어요. 그리고 이런 신기술 사업은 일반 대중보다는 산업계에서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 비즈니스 포지셔닝을 B2B로 정했어요. 처음에는 익숙한 분야인 토목 플랜트 시장을 목표로 시작해 지금은 부동산, 전시 박람회, 유통 상거래까지 세분화 되었어요.
Q. 낯선 기술을 홍보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올림플래닛의 실감형 기술은 부동산을 체험하는 새로운 방식입니다
A. 발로 뛰는 방법밖에 없었어요. 프로토타입 제품을 만든 후에 국내 1위부터 30위까지의 건설사를 모두 방문했는데요. 문전박대를 당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우리의 기술과 앞으로의 비전을 설명했어요. 비용을 안 받을 테니 기회만 달라고 한 적도 있어요.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보수적이었고 처음 보는 기술을 책임지고 도입하려는 담당자가 없었어요. 그러던 중 대림산업이 저희 기술을 도입하며 회사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경쟁 업체 직원이 오기 마련인데, 그들이 대림산업 모델하우스에서 저희의 실감형 기술을 본 후에 입소문이 난 것이죠. 이제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저희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Q. 올림플래닛의 실감형 기술은 무엇이 다른가요?
A. 지금까지 실감형 콘텐츠 제작은 체계적인 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그만큼 비용은 늘어났어요. 그래서 제작 방식과 세팅 값 등을 표준화했어요. 튼튼한 토대를 만든 것이죠. 잘 만들어진 틀 위에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드래그 앤드 드롭 형태로 추가할 수 있는 단계까지 만들었어요. 카페24, 윅스와 같은 데서 홈페이지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한 방식과 비슷해요.
Q. 코로나19로 받은 영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코로나19 이전에는 실감형 기술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에 대한 많은 설명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말할 필요가 없어졌죠. 이미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 두기를 경험하며 새로운 방식으로 소비자를 만나야 한다는 것을 기업들이 깨달았기 때문인데요. 올해 실감형 기술에 대한 인식이 5년 이상 앞당겨졌다고 생각해요. 다시 오프라인 시장이 활성화되어도 실감형 기술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될 거예요.
Q. VR과 AR 기술은 아직 대중화되지 않은 분야인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요?
집뷰는 모델하우스에 방문하지 않아도 집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미리 확인할 수 있습니다
A. 소비자는 VR과 AR 기술에 대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아직 시장이 작고 대중화되지 않았을 뿐이죠. 산업에서의 인식은 5년 이상 앞당겨졌지만, 그에 맞는 인프라는 그대로예요. 그래서 웹과 모바일 환경에 특화된 방식으로 체감형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데요. 이미 부동산 솔루션 집뷰는 실사 같은 그래픽으로 모델하우스에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집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가구를 배치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모습 비교도 가능해요.
실감 전시 솔루션인 마이스뷰를 통해서는 실제 박람회장에 온 것처럼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어요. 참여 업체의 정보를 얻는 과정도 간편해요. 최근 마이스뷰로 진행된 ‘2020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에서는 가상 부스 내에 실시간 화상 상담 기능을 추가하여 실시간으로 업체와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했어요.
Q. 새로운 프로젝트를 소개해주세요
샵뷰는 온라인 쇼핑몰에 쇼룸이 생기는 방식으로 실제 매장에 온 것 같은 경험을 선사합니다
A. 샵뷰라는 서비스를 10월 초에 오픈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에 쇼룸이 생기는 것인데요. 지금까지의 온라인 쇼핑이 상품을 클릭하고 이미지를 보고 스크롤을 내리는 방식이라면, 샵뷰는 실제 매장에 온 것 같은 경험을 줍니다. 성공적으로 론칭한다면 인터넷 쇼핑의 판도가 달라지는 전환점이 될 거예요.
Q. 올림플래닛의 향후 목표는 무엇인가요?
A. 버추얼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개척하고 싶어요. 이를 바탕으로 실감 경제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1등 기업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인터뷰. 권재현(올림플래닛 대표이사)
글. 김학성
사진. 올림플래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