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별로 다른 수입과 지출의 비중에 따라 재테크의 방식도 변해야 합니다
누구나 ‘자금 걱정’하지 않고 생활하기를 꿈꿉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노후의 경제적 빈곤을 사회문제로 지목하는 만큼 분명 ‘자금 걱정’은 언젠가 나에게 큰 짐처럼 자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지출에 대해 걱정 없는 생활을 죽을 때까지 영위하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왜 그럴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연령대(사회초년기·재산형성기·은퇴준비기·은퇴생활기)마다 수입과 지출이 들쑥날쑥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합한 저축·투자·소비 패턴도 그때마다 제각각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금이 남는 시기에 재무관리를 통해 실제 자금이 필요하고 또 부족한 시기를 대비해야 하는 것입니다.
모딜리아니(F.Modigliani)의 생애주기 가설에 따르면 일생 동안 얻을 수 있는 총소득을 노동소득과 자산소득으로 나누면, 소비는 이 두 소득의 함수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대체로 남은 평생을 염두에 두고 현재의 소비를 결정해야 합니다. 그럼 과연 연령별·세대별로 적합한 재테크 포인트와 준비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20대 중반~30대 초반(사회 초년기)
사회 초년기에는 세후 수입의 50% 이상을 저축하는 것이 적당합니다
20대에 직장생활을 시작하면 학창 시절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수입’을 맛보며 자칫 무분별한 지출이 오랫동안 이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족 부양에 대한 부담이 없는 시기만큼 돈 모으기 좋은 환경은 없습니다. 따라서 미혼의 경우 이 시기에는 저축 목표를 세후 수입의 50% 이상으로 정할 것을 권유합니다.
이때 가계부를 보면서 지출항목을 체크하기보다는 일단 목표 저축액을 정한 다음 월급날 자동이체를 통해 바로 저축해 버리는 ‘강제저축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저축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 1,000원부터 시작해서 매주 1,000원씩 저축액을 늘리는 52주 저축플랜과 같은 방법도 권유할 만합니다.
덧붙여 이 시기에는 투자자산을 활용한 적극적인 투자가 필수적입니다. 향후 30년 이상의 장기투자가 가능한 만큼 유망한 해외 주식형 펀드 3~5개를 골라야 합니다. 이외에 사회초년생으로서 우선적으로 가입할 금융상품으로는 향후 내 집 마련을 위해 필수인 청약종합저축이나 매년 400만 원까지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가 가능한 연금저축상품이 있습니다. 특히 청약종합저축의 경우 신규 아파트 청약을 위해서 꼭 필요한 아이템인 만큼 서둘러 가입해야 합니다.
30대 중반~40대 초반(재산 형성기)
저축과 투자가 늘어나는 30~40대에는 저축액과 목돈을 구분해 운용해야 합니다
가정이 생기고 자녀가 성장하는 30~40대는 지출이 점차 늘어나지만 재산을 모으기 위해 저축과 투자를 여전히 늘리는 시기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고령화가 지속될수록 은퇴 후를 대비할 연금자산 마련에도 관심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 저축액과 목돈을 구분하여 운용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축 목표를 세울 경우 기혼(무자녀)은 세후 수입의 30%를 목표로, 자녀가 있을 시에는 목표 저축률을 세후 수입의 20% 정도로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규로 저축하는 돈은 아직 장기투자가 가능한 만큼 3~5개의 유망한 적립식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짠 다음 적금처럼 투자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이미 모아 놓은 목돈은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낮추면서 예금 금리 플러스 2~4%의 중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연금자산 마련을 위한 추가 저축의 여력이 있다면 기존의 연금저축상품과 합산하여 총 700만 원까지 연말정산이 가능한 개인형 IRP(개인퇴직계좌)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관심이 높은 부동산에 대해서는 수요가 높은 서울 및 대도시의 핵심지역 내 신규 또는 재건축·재개발 대상 주택은 여전히 투자 매력이 양호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통계청에 따르면 2028년부터 우리나라 총 인구가 감소하는 가운데 경제성장 잠재력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들 핵심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신규 물량의 공급 부족이 계속될 것으로 보여서입니다.
40대 후반~50대(은퇴 준비기)
40~50대에는 세제혜택이 있는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도 좋습니다
40~50대에는 고수익 전략도 중요하지만 현재까지 형성한 재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은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수입뿐만 아니라 지출 규모도 동시에 커지는 만큼 적어도 세후 수입의 10% 정도는 저축을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덧붙여 이 시기의 경우 일단 은퇴까지 남은 기간이 10년 이내에 불과한 만큼 저축과 투자의 밸런스를 맞춘 다음, 주식형자산 편입비 50% 미만의 중수익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부동산펀드, 재간접헤지펀드, ELF(주가지수연계펀드) 등 중수익을 추구하는 대체투자상품을 편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합니다.
금융상품으로는 대체투자상품과 더불어 세제혜택이 있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관심을 가질 것을 추천합니다. 매년 2,000만 원씩 총 1억 원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이자수익의 200만 원까지는 비과세, 그 이상은 9.9% 분리과세되어 절세효과가 뛰어납니다.
60대 이후(은퇴 생활기)
60대 이후에는 생활비의 일정 수준을 종신형 연금수령 구조로 만들어 둬야 합니다
60대 이후에는 현재 모아 둔 재산을 인출하며 생전에 돈이 떨어지지 않도록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가급적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보수적 자산배분 전략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식 같은 고위험 투자자산의 편입비는 20% 미만으로 낮추는 반면 채권, 예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100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예상보다 오래 살 위험이 높아진 만큼 이를 대비해 생활비 중 일정 수준만큼은 종신형 연금수령 구조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국민연금으로 어느 정도 필요자금을 충당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주택연금이나 사적연금보험을 활용해서 내가 생각하는 기본 생활비를 사망 시까지 지급받는 시스템을 만들어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외에 여유자금은 가급적 수익이나 배당을 통해 생활비를 창출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동산펀드나 리츠, 월지급식 ELS(주가지수연계증권), 해외 고금리 채권 등이 좋은 예입니다.
아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
덧붙여 정말 중요한 포인트는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을 알기만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당장 실천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신년이 되면 저축이나 자기 계발에 대해 그럴싸한 계획도 세우고 도전하지만 막상 연말이 되어서 보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축이나 다이어트처럼 미래의 만족을 위해 현실의 고통을 감수하는 것을 가로막는 인간의 심리적 편견(합리화의 유혹) 때문입니다.
뉴욕타임즈의 최초 여성 CEO ‘자넷 로빈슨’은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가 머리에서 손끝 사이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 거리를 좁히는 사람만이 자신처럼 유리천장을 뚫고 성공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모두에게 언급했듯이 누구나 자금 걱정 없는 미래를 꿈꾸지만 실제 그런 삶을 살기 위해서는 빠른 실천이 필수적입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처럼요.
글. 곽재혁(한국경제신문 생애설계센터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