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레트로=빈트로
지금 공간은 ‘빈트로’의 이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습니다. 지나간 것에 대한 향수가 아닌 특별한 감성과 미학이 더해진 공간으로 젊은 세대의 발길을 모으며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빅데이터의 발견
SNS 빅데이터로 분석한 트렌드는 바로 빈티지와 레트로입니다
최신 트렌드가 가장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곳은 SNS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주목하는 트렌드의 총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SNS에는 유행을 소비하는 이들의 ‘인증샷’이 하루에도 수천 장씩 올라옵니다. 그중 상당수가 빈티지 혹은 레트로와 관련된 사진입니다. 이러한 열풍은 온라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습니다.
실제 빅데이터상에서도 빈티지 관련 온라인 버즈량은 2016년 60만여 건에서 2018년 93만여 건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또한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서 해당 키워드를 찾아 보는 검색량과 관련해서는 여성이 58%로 남성(42%)보다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20대가 32%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30대(26%), 40대(18%), 10대(15%)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카페, 빈티지 숍, 소품, 인테리어, 패션 등 5가지 공간 및 아이템을 중심으로 복고 열풍이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중 연관어에 가장 많이 등장한 카페(13만 4,225건)의 경우 ‘OO당’ 또는 ‘OO상회’와 같이 오래된 간판의 서체와 함께 찻잔, 조명, 테이블 등을 활용해 1920년대 콘셉트를 연출한 곳이 상당한 업로드와 검색량을 나타냈습니다. 여기에 빈티지 숍(3만 1,376건)까지 더해지면서 이른바 ‘낡고 오래된 물건’의 상품 가치가 상당히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 검색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 단어인 ‘빈티지(Vintage)’와 ‘레트로(Retro)’는 일종의 ‘빈트로(Vin-tro)’ 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하는 빈트로의 탄생은 과거를 바라보는 색다른 눈과 재해석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강력한 소비 트렌드를 이끄는 주력 세대가 젊은 층이라는 점입니다. 복고 트렌드는 수시로 등장하고 사라지길 반복하지만, 빈트로는 2030세대를 공략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한눈에 봐도 촌스럽고 오래돼 보이는 물건을 오히려 ‘레어템’으로 분류해 가치를 높이고, 지나간 유행에 묻혀 있던 브랜드 히스토리를 찾아내 새로운 문화로 탄생시키는 광경은 이제 공간에 대한 재해석으로 그 범위를 넓히고 있습니다.
공간, 빈트로를 입다
빈트로 스페이스(Vin-tro Space)는 오래되고 낡은 분위기와 복고 콘셉트로 젊은 소비층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인기를 얻고 있는 공간을 일컫습니다.
허름한 철물점과 오래된 제지 공장이 늘어선 좁은 골목. 그 사이로 빈티지 감성의 카페와 주점이 즐비한 서울의 을지로를 생각해보세요. 마치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곳이지만, 을지로 특유의 낡은 분위기는 오히려 젊은이들의 소비욕을 자극합니다. 오래되고 낡은 느낌을 전달하는 동시에 전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곳. 이런 역설의 묘미가 빈트로 스페이스에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꼭 을지로가 아니더라도 최근 인기를 얻는 공간의 특징은 1970년대에나 유행할 법한 아이템이나 인테리어, 익스테리어 요소를 강조합니다. 단순히 물리적 공간 구성에서 과거를 소환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부에서 쓰이는 다양한 소품과 재료들로 빈트로 스페이스의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방식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소유보다 공간의 향유를 통해 트렌드를 바라보고 즐깁니다. 빈트로 스페이스의 인기는 이러한 소비자의 특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대목입니다.
스티븐 브라운 교수는 저서 <포스트모던 마케팅>에서 “앞으로 마케팅은 철저히 고객에게 맞추는 방법 대신 고객을 괴롭히는 괴짜 같은 구석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빈트로 스페이스 역시 이러한 포스트모던 마케팅의 단면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과거의 이야기 속에 숨은 비밀스러움, 사람들 입에 끊임없이 오르내리게 하는 증폭성, 마음을 사로잡고 흥을 돋우는 재미가 특별한 경험을 누리고 싶어 하는 고객에게 기억에 남을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유독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드가 수시로 바뀌는 우리나라에서도 빈트로 열풍은 다양하게 변주되며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이러한 소비자의 의식 수준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적재적소에서 헤리티지, 즉 전통성을 끊임없이 축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기 키워드로 본 빈트로 스페이스
*출처: DCC 소셜 빅데이터 솔루션(2018년 1월 1일 ~ 12월 31일) / 단위: 건
#카페 상호부터 ○○당, ○○상회이며, 개화기에나 봤을 법한 간판의 서체, 찻잔, 조명, 테이블 등을 활용한 1920년대 콘셉트 연출도 SNS에서 인기입니다. 빈티지 잡화점, 할머니 집 등을 연상시키는 공간 구성이나 분위기로 타임머신을 탄 듯한 시간 여행 경험을 제공합니다.
*출처: DCC 소셜 빅데이터 솔루션(2018년 1월 1일 ~ 12월 31일) / 단위: 건
#빈티지_숍 인기 방송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빈티지 숍을 방문하는 일상이 자주 소개되며 핫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보물을 찾듯 나만의 이야기가 담긴 아이템을 찾아 떠나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글. 김은영 (이노션 월드와이드 데이터커맨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