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션 월드와이드에는 폴, 마리우스, 곤잘레스, 그리고 궁금한 이야기 Y로 구성된 팀이 있습니다. 바로 김원국YCD팀인데요. 타의로 지어진 이름에서 벗어나 각자의 닉네임을 갖기까지에는 각각의 프로페셔널로서 존재하고 싶다는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본인 소개와 영어 이름에 대해 소개를 해주세요.
김원국 이노션 월드와이드 제작2센터 김원국YCD팀의 김원국YCD입니다. 영어 이름 지을 때는 상대방이 각자 떠오르는 이미지로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어요. 그래서 팀원들이 저를 ‘폴’이라고 지어줬죠. 그때 처음 ‘아, 내가 성스러운 이미지가 있구나’ 싶었어요. 폴이 성바울 성당(St. Paul Cathedral)을 뜻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폴대처럼 키가 크다고 해서 지어줬다고 합니다.
강정곤 10년 차 아트디렉터 강정곤입니다. 이노션에 입사한 지는 5년이 조금 넘었네요. 팀 내 유일한 유부남이기도 합니다. 곤잘레스는 말 그대로 강정‘곤’이어서 곤잘레스가 되었습니다.
최원준 최원준 카피라이터입니다. 팀에 합류한 지 이제 10개월 정도 되었고요. 선임자의 공석을 채우러 와서 CD님의 “너 마리우스 하자” 라는 말 한마디에 마리우스가 된 최원준입니다.
영어 이름을 따로 정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강정곤 해외 광고대행사를 보면, 설립자 이름을 따서 사명을 짓는 경우가 많아요. 드로가 파이브 (Droga5)나 오길비(Ogilvy)처럼요. 우리도 비슷한 아이디어를 내자는 마음에서 시작했어요. 그러면 우리도 영어 이름이 하나씩 있어야겠다 싶어 만들게 되었죠.
팀을 꾸리면서 팀원들도 함께 구성이 되었나요?
김원국 강정곤 아트디렉터와는 일한 지 2년 가까이 되었어요. 픽셀할 때부터 같이 있던 팀원이라 그때부터 ‘PmG’라는 팀 이름으로 로고를 만들었는데요. 그때 ‘m’은 맷(Matt)이라는 친구의 이니셜이었죠. 그런데 그 친구가 광고주가 되면서 후임으로 최원준 카피라이터가 입사했어요. 힘들게 만든 로고인데 바꿀 순 없어서 무조건 ‘m’으로 된 이름을 지어야 한다고 했죠.
김원국 또 다른 취지는 각자 이름을 걸고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어요. 팀에 자기 이름이 박혀 있으면 내 이름을 걸고 일한다는 동기 부여가 되니까요.
인터뷰 장소를 청계산으로 지정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김원국 팀이 좋아하는 장소가 있냐고 물으셔서 청계산을 택했습니다. 항상 마음속으로 저희 이노션이 청계산에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다니거든요.(웃음) 도심에서 멀지도 않고요.
김원국YCD팀이 진행했던 것 중에서 기억에 남는 캠페인은 무엇인가요?
강정곤 아트디렉터는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프로젝트를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로 꼽았습니다
김원국 강정곤 아트디렉터가 아이디어를 낸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아요.
강정곤 세상에서 가장 큰 아이 프로젝트는 신세계 프라퍼티에서 인터렉티브가 가능한 거대한 옥외 미디어가 하남에 생기니, 그에 맞는 아이디어를 요청했어요. 오픈하기 전에 한두 달 무료로 틀어줄 수 있는 미디어가 있다고요. 결국 ‘실종아동찾기’로 결정됐어요. AI 기술을 활용해 사진 속 아이의 눈을 바라보면, 현재의 예상 사진으로 바뀌는 기술을 적용했죠.
어른이 된 모습을 추측한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거네요.
김원국 스터디를 해보니 실종 아동들이 30년 전에 많이 발생했더라고요. 그러니 흑백 사진이 대다수였죠. 그래서 실종 아동의 현재 모습을 AI로 구현하기로 했어요.
보통 실종아동찾기는 전단지나 스낵 봉지 뒤에 조그맣게 들어가는데, 저희는 가장 큰 화면으로 실종 아동을 찾아보자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하남 스타필드에서 당시만 하더라도 23m 높이의 한국에서 가장 큰 ‘미디어 월’을 야심 차게 준비했어요. 이미 최대 1년 치 예약이 다 되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았죠. 하남 스타필드 1년 누적 쇼핑객이 천만 명이 넘는데, 이게 대한민국에서 최대 수치거든요. 실제로 아이들을 찾지는 못했지만, 한국 광고대상 옥외 미디어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인정을 받아서 감사했어요.
두 번째로 기억할만한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넥슨 V4 모바일 게임 론칭 이벤트는 모델과 결이 잘 맞는 코드로 진행된 프로젝트로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최원준 넥슨에서 V4라는 신작 모바일 게임 론칭 기념 이벤트를 진행했는데요. 당시 모델이 백종원 씨였어요. 예전에 백종원 씨가 비싼 게임 마우스를 샀다가 와이프 소유진 씨에게 발각됐다는 에피소드가 인터넷에 떠돌고 있었어요. 이 에피소드를 살려서 이번에 모바일 게임이 나오니 이제 마우스가 필요 없다는 콘셉트를 내세우고자 했죠.
마우스를 옥션 경매에 내놓고, 판매 수익은 기부로 이어지게끔 했어요. 이 아이디어는 광고주 쪽에서 의뢰했던 사항은 아니었고, 저희 팀원들끼리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한 아이디어예요. 그다음 옥션에 제안했고, 넥슨에서도 굉장히 마음에 들어 하셔서 총 4만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마무리되었습니다.
V4 론칭 기념 이벤트가 많은 호응을 얻게 된 계기나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김원국 백종원 씨가 원래 유명한 게임 마니아예요. 백종원 씨 팬들은 그가 WOW라는 게임 마니아라는 것도 다 알고 있죠. 그때 경매를 진행한 마우스도 WOW 스페셜 에디션이었어요. 백종원 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100원씩 응모한 금액에 넥슨과 옥션이 돈을 더 보태서 소방관에게 기부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원래부터 모델이었던 백종원 씨와 결이 잘 맞는 코드로 진정성 있게 진행된 프로젝트예요.
세 번째 프로젝트는 무엇일까요?
김원국 현대자동차 글로벌 캠페인입니다. 코로나19가 주제인데요. 4월 6일, 유럽에서 외국 대행사를 통해 현대자동차 브랜드 필름으로 코로나19 관련 광고를 내보냈어요. ‘This is us’라는 제목으로 진행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한국의 글로벌 담당 광고주가 후속작을 만들자고 해서 저희가 진행하게 되었죠. 시간이 급박해서 아이디어 단계부터 3주 만에 진행했어요. 주제는 의료진이었는데 관련 광고들이 이미 슬슬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의료진의 가족은 얼마나 힘들까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또, 미국 같은 경우 의료진들의 사망이 급증하는 시기였어요. 한마디로 전쟁터에 내 가족을 보내야 하는 상황인 거죠. 병원에서 집에 돌아와도 당분간 지하실로 내려가 지내는 식으로, 같은 집에 있어도 얼굴을 보지 못하는 거예요. 그래서 히어로 가족의 아픔을 같이 공감하자는 취지로 진행했어요.
세 개의 프로젝트 모두 공익적인 요소가 들어가 있는 광고네요. 작업을 구성하고 실행하실 때 김원국YCD팀 만의 특징이 있나요?
최원준 다른 팀들과 다르게 저희는 오전 10시에 회의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야근은 최소화하고요. 아침에 회의를 해서 하루 업무의 방향을 정하는 게 처음에는 부담이었는데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졌어요.
강정곤 프로젝트를 해 나가는 데 있어서 CD님의 역할이 가장 큰데요. 판단이 빠르신 게 장점인 것 같아요. 이게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또 개인 시간이 많아지니까 그만큼 각자만의 시간을 더 할애해서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는 시간이 더 많아지기도 해요. 그래서 오전에 회의를 하면 오후에 정리해서 다음 날 광고주에게 전달하는 사이클이 가능해지죠.
김원국 시스템이 예전에 비해 달라졌잖아요. 결국은 진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전 방식의 사이클이라면 따라잡을 수 없어요. 게다가 이제는 TVC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캠페인도 진행하고, 다양한 매체도 소화해야 하기 때문이죠.
김원국YCD팀이 생각하는 좋은 광고란 무엇이고, 앞으로 만들고 싶은 광고는 어떤 광고인가요?
김원국YCD팀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광고를 고민하고 연구합니다
김원국 저는 소수만 좋아하는 광고를 좋아해요. 영화로 치면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라는 영화나 <녹차의 맛> 같은 마니아적인 영화들이요. 광고도 그런 걸 만들고 싶어요. 소수에게만 전설처럼 내려오는 광고 같은 거요.
X세대를 타깃으로 한 티티엘(TTL) 광고가 인상 깊어요. 지금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유일무이한 세대여서 가능했던 광고인 것 같아요. 제가 광고 회사에 다니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그때와 비교하기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새로운 시대에 맞는 광고를 계속 모색하고 탐구할 예정입니다.
▶ 해당 콘텐츠는 이노션 월드와이드 사외보 Life Is Orange 2020년 여름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