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현대위아가 세계적인 방산업체인 미국 고객사로 최대 1억 달러(약 1,180억 원) 규모의 함포 부품을 10년간 수출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알렸습니다. 국내 최초로 함포 부품을 미국에 수출한 성과이자, 현대위아에는 국내 고객에 한정되어 있던 해상 함포 부품의 매출처를 해외 시장으로 확대하는 시발점이 되었는데요.
이번 수주는 해외 기업과 국내 기업이 협력한 실적을 모아 향후 교역에 활용하는 방위사업청의 ‘절충교역 가치축적 제도’를 통한 것이어서 더욱 관심이 가기도 합니다. 다년간의 협력으로 다져진 고객사와의 파트너십, 그리고 현대위아만의 제조 노하우가 바탕이 되었다고 하는데요. 수주를 성공적으로 이끈 현대위아의 임직원들을 만났습니다.
1억 달러 함포 모듈 수출 성과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현대위아는 2022년부터 10년간 미국의 세계적인 방산업체로 함포 부품을 수출할 예정입니다
한상철 책임매니저 2022년부터 10년 간 최대 1억 달러 규모의 함포 부품을 세계적인 방산업체인 미국 고객사에 수출합니다. 이번 수주에는 5인치 함포의 부품 중 중요 구조물인 트러니언 지지대 좌우 2세트와 레버까지 총 3종에 대해 발주를 받았습니다. 수주는 향후에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요. 미국 고객사가 제3국 해군에 5인치 함포를 추가 납품하기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죠. 이번 수주에 추가로 총 13대 분량의 부품 주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어떤 계기로 추진하게 된 수출인가요
한상철 책임매니저 현대위아의 방산 부문은 국내 고객 위주였는데요. ‘우리가 단지 국내에만 머물러 있으면 되겠느냐’라는 생각이 자꾸 들었죠. 이에 수출을 확대할 실질적 방법을 고민했고, ‘5인치 함포의 원제작사에 역수출을 해보자’고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게 됐죠. 2017년도에 제안서를 들고 직접 미국 고객사에 방문한 게 시작이었습니다.
계약에 이르기까지도 과정이 길었던 걸로 알고 있어요. 수출에 이른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한상철 책임매니저 처음 제안서를 작성할 때는 쉽게 성공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봐도 현대위아에서 모듈을 만드는 게 가격도, 납기에도 낫거든요. 하지만 고객사 입장에서는 저희와 이런 거래를 해본 적이 없어 우려가 된 것 같아요. 이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고객사에 훨씬 이득이 될 수 있다는 부분을 설명했습니다. 이 전략은 서서히 고객사의 마음을 움직였어요. 제안서가 페이퍼에 머무르지 않도록 하려고 현대위아에 초청까지 하며 설명했습니다.
이번 함포 모듈 수출의 의의는 무엇일까요.
박정혁 책임매니저 저는 ‘현대위아의 제조 기술 인정’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요. 원래 5인치 함포는 기술 협력 생산으로, 즉 미국 고객사의 원천 기술을 가지고 제작해요. 그런데 저희가 만든 것을 다시 원 제조사에 납품하는 건 그만큼 우리의 기술이 뛰어나다는 것을 인정한 거죠.
수주까지의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요.
이동현 매니저는 도전적 실행과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 CS의 고객 최우선이 해외 업체로의 수출을 이끌어 냈다고 말합니다
안종필 매니저 도면에 나와 있는 사양대로 협력업체가 규격을 맞춰서 제작하도록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어요. 미국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조건이 많았는데 해당 요건들을 협력업체가 다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 공정 일정에 맞춰서 납품할 수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더라고요.
한상철 책임매니저 이번 수출 품목은 함포의 핵심부분을 지지하고, 사격 충격을 견뎌내는 핵심 용접물입니다. 이러한 제품은 특수 재질의 금속을 사용하는데, 미국에는 ‘특수금속 소재는 승인된 26개국에서만 조달해야 한다’는 조달 규정이 있어요. 쉽게 말해 미국이나 일본 같은 지정된 26개국에서만 수입해 써야 한다는 것이죠. 생산 단가도 올라가고 납기도 늘어나는 상황이었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로 구매처를 찾기도 어렵더군요. 수주 무산이 우려될 정도였는데 다행히 공정을 합리화하고, 기존 국내 제품과의 병행 생산으로 일부 가격을 인하해 고객의 요구를 맞출 수 있었습니다.
이동현 매니저 고객사에서 요구하는 용접 규격이 더 까다로워서 검증하는 데 노력을 많이 했어요.
수출을 추진하기까지 현대위아의 대표적인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한상철 책임매니저 가장 큰 경쟁력은 생산, 연구, 품질, 영업 등 각 기능별 모든 팀이 유기적으로 움직인다는 점이에요. 미국으로의 국내 최초의 함포 부품 수출을 이루고자 실장님 이하 특수사업실 모든 인원이 한마음으로 움직여, 좋은 결과를 냈죠. 물론 20여 년 동안 국내 5인치 함포를 생산하며 축적된 노하우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핵심 요인입니다.
박정혁 책임매니저 한국 해군에서 15년~20년 가까이 5인치 함포를 120% 만족하고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 만족도의 밑바탕에는 사외에서 활동하는 CS 인원들의 공도 뺄 수 없죠. 고객이 원하는 수준에 맞추기 위해 밤낮도, 주말도 가리지 않고 출동해서 서비스 활동을 하거든요. 더 좋은 품질을 위해서는 현장의 경험적 부분과 엔지니어의 기술적 부분이 합쳐져야 하는데요. 현장 기술자분들의 엔지니어와의 소통 능력이 현대위아의 또 하나의 강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동현 매니저 해상 분야에서 일을 하며 느낀 건 사업을 위한 공동의 목표 의식이 대단하다는 거예요. 팀은 다르지만, 하나의 사업을 위해 내 일이 아니더라도 조언도 해주고, 함께 챙겨가면서 어떻게든 해상을 위해서 먹거리를 가져와야 한다는 의지가 보인 것 같아요. 핵심 가치의 완성이랄까요? 미국 고객사에 제안서를 들고 간 도전적 실행, 해상 분야 팀들과의 유기적인 소통과 협력, CS 인원들의 고객 최우선, 해외 업체로의 수출이라는 글로벌한 결과까지요.
동료들에게 공유하고 싶은 ‘이번 성과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요.
안종필 매니저는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습니다
안종필 매니저 어떤 일이든 협력사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한 것 같아요. 현대위아 방산 부문은 오랜 시간을 다지며 충분히 품질과 기술력을 쌓아왔고, 함께 꾸준히 일해 온 협력사들도 저희 수준만큼 실력이 올라왔다고 생각해요. 어떤 신사업을 실행할 때, 결국 그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의 여부는 협력사가 가능한지의 여부거든요. 그래서 이번 수출 건도 협력사들에 어느 정도 공을 돌리고 싶습니다.
이동현 매니저 이번 수주가 해상, 방산 분야가 해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해외에서 알아주는 방산 업체와 거래를 함으로써 현대위아의 경쟁력도 높아지는 거죠. 보다 활발한 해외 수주는 이제부터가 시작이기 때문에 기반을 다지고,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겠죠. 해외 진출을 위해 우리가 만들어가야 하는 단계이니까 모든 동료분들께 함께 열심히 하자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한상철 책임매니저 신규업체를 발굴하고 수주하는 건 영업만으로는 불가능해요. 해당 조직 내 모든 팀들의 역량이 집결됐을 때 비로소 가능하죠. 또 고객이 한 번에 “YES”하는 신규 사업은 절대 있을 수 없다는 걸 느꼈어요. 끊임없이 설득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전략을 구성해서 제안, 또 입증시켜 줘야 하죠. 이제 시작입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현대위아 특수사업실도 무한 경쟁을 통해 점진적으로 사업을 늘려가고 싶습니다.
한규진 연구원 미국 고객사와 함께하며 고객사 품질 시스템에 대해 벤치마킹을 하게 됐고, 품질이나 생산 등 현대위아의 여러 시스템을 레벨업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아요. 이동현 매니저가 말했듯 이번 수주가 더욱 많은 일거리가 되어 현대위아의 성장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