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2000년부터 ‘H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사내 스타트업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일하면서 습득한 기술과 노하우를 통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이 떠오른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H스타트업의 문을 두드릴 수 있는 것인데요.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최대 3억 원의 개발 비용을 지원하고, 1년간의 제품·서비스 개발 및 사업화 기간을 부여한 뒤 사내 스타트업 분사 심의를 거칩니다.
H스타트업은 현재까지 58개의 사내 스타트업을 육성, 이중 절반에 가까운 22개 기업이 분사 창업을 했습니다. 사업 분야는 모빌리티, 자동차부품, SW서비스 등 현대자동차그룹의 유관 분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는데요.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접근한 적 없는 사업 분야여도 시장성과 혁신성을 갖춘 아이템이라면 얼마든지 H스타트업의 지원을 받아 사업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모빌리티 커머스 플랫폼 ‘롤러마켓’
최현정 대표는 롤러마켓에 축적된 판매자와 소비자 데이터는 현대자동차그룹이 PBV를 개발하면서 고객 니즈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Q. 롤러마켓은 어떤 회사인가요?
A. 푸드트럭 같은 이동형 상점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이동형 상점의 특성을 고려해 고객 및 판매 관리 기능을 통합 솔루션으로 제공할 예정이죠. 더 나아가 현대자동차그룹이 꿈꾸는 미래 도시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PBV가 양산되었을 때,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 간 연결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Q. 롤러마켓이 최종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현대자동차그룹이 설계한 미래 모빌리티 세상과 맞닿은 부분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현업에서 차량 개발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며 개발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사업화하는 능력을, 공동대표인 남승연 연구원은 제품 UX 디자이너로서 시장단의 문제를 깊이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 이러한 팀 구성도 저희의 경쟁력이라 생각합니다.
Q. 선발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A.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창업자에게 생각보다 많은 도움의 손길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페이 잇 포워드(Pay It Forward)’ 문화가 그것인데요. 성공한 창업자가 새로운 창업자를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이렇게 다른 스타트업에게 지원받아 성공한 스타트업은 똑같이 다른 초기 스타트업을 지원해주면서 과거의 은혜를 갚는 것이죠.
Q. 사업이 현실화되었을 때 현대자동차그룹과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나요?
A. 롤러마켓은 푸드트럭, 팝업스토어 등 이미 우리 주변에 있는 이동형 상점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롤러마켓에 축적된 판매자와 소비자 데이터는 현대자동차그룹이 PBV를 개발하면서 고객 니즈를 반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제안하는 모빌리티 커머스 문화가 확산될수록 PBV 시장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H스타트업은 다른 어떤 제도보다 체계적으로 잘 준비되어 있는 사내 스타트업 지원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열정으로 도전해보세요.
숏폼 비디오 드라이빙 가이드 ‘롤로’
안백균 대표는 마케팅, 상품 기획, 데이터분석, 서비스 기획, 운영 모두가 가능한 최적의 팀워크를 롤로의 강점으로 꼽았습니다
Q. 롤로는 어떤 회사인가요?
A. 여행을 준비하는 운전자를 위한 숏폼 비디오 드라이빙 가이드 플랫폼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드라이브 코스 소개는 텍스트와 이미지로 이뤄져 정보가 부족했는데요. 2분 내외의 짧은 동영상을 통해 운전자가 드라이브 코스에 대한 정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쉽게 말하면 자동차 버전의 ‘인스타그램’이라고 할 수 있죠.
Q. 롤로가 최종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영상 편집이 어려운 일반 사용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AI가 직접 편집해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단순 영상 편집이 아니라 드라이브 코스에서 중요한 표지판이나 갈림길 등을 담아내는 빅데이터 알고리즘을 주요 기술로 갖고 있다는 점이 주요했다고 생각합니다. 팀워크도 강조하고 싶은데요. 자동차 관련 마케팅부터 상품 기획, 데이터분석까지 다양한 현업을 경험한 기아자동차 소속 3명(안백균, 박혁, 조유상)과 실제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할 풀 스택 개발자(최영욱), 브랜드 UI·UX 디자이너(최성일)까지 서비스 기획과 운영 모두가 가능한 최적의 인원 조합으로 구성된 것이 롤로의 최대 강점입니다.
Q. 선발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A. 최근에는 스타트업 초기 단계에서 구체화를 위해 ‘구글 스프린트’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구글 스프린트는 아이디어를 짧은 시간에 프로토타입으로 테스트해보는 방법론입니다. H스타트업에서도 이 스프린트가 진행되어 5일간 짧지만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보냈는데요. 말 그대로 ‘압축된 성장의 기회’라고 느꼈습니다. 현업 부서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팀원들이 안정적인 커리어에서 벗어나 낯선 길로 가게 되는 것 자체가 두려울 수 있지만, 그 길을 걷는 동안 지난 수년간 경험하지 못했던 자신의 한계를 돌파하는 기분을 느꼈던 게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Q. 사업이 현실화되었을 때 현대자동차그룹과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나요?
A. 롤로는 자동차를 이동수단이 아닌 삶의 공간으로 바꾸려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철학과 맞닿아 있습니다. 요즘 자동차에 기본적으로 장착된 빌트인 캠이나 블랙박스의 영상이 단순히 사건 사고 증거 기록으로 머무는 게 아니라 운전자의 일상과 남다른 여행으로 남겨질 수 있다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영상을 공유하면서 자동차 여행의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다면 분명 현대자동차그룹에도 좋은 영향을 전달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롤로는 내년에 서비스를 본격 가동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지금 테스트로 운영하고 있는 롤로 유튜브 채널을 ‘Road Log’ 또는 ‘Your Road Log, ROLO’로 검색하시어 ‘구독’과 ‘좋아요’도 부탁드립니다. 보내주신 피드백은 적극 수용하여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동에 제약이 없는 자율주행 배송 로봇 ‘모빈’
모빈은 플렉서블 휠 시스템을 적용해 소비자 문 앞까지 갈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배송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모빈은 어떤 회사인가요?
A. 저희는 모빌리티(MOBility) 이노베이션을(INNovation) 꿈꾸는 모빈(MOBINN)입니다. 저희가 꿈꾸는 모빌리티 혁신 분야는 바로 배송 로봇인데요. 아직 일상에서 접할 수 없어 생소하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배송은 대부분 로봇이 하게 될 것입니다. 현재까지 배송 로봇의 문제는 계단과 같은 물리적인 제약으로 소비자가 배송 로봇 근처까지 이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빈은 2018년 ‘현대·기아차 제9회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서 기술 검증한 플렉서블 휠 시스템(Flexible Wheel System)을 적용해 소비자 문 앞까지 갈 수 있는 세계 유일의 배송 로봇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Q. 모빈이 최종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독창적인 생각이 사전 검증되었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2017년에 같은 주제를 가지고 H스타트업에 도전했다가 떨어졌는데요. 아마 배송 로봇의 핵심 아이디어인 ‘바퀴만으로 계단을 오르는 기술’이 현실성이 부족하다는 평가 때문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일단 실제로 검증을 해보자는 마음으로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 나갔고 2018년 장애물에 제약이 없는 퍼스널 모빌리티 ‘NAMU’로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렇게 핵심 기술을 검증하고 난 뒤 다시 끈기 있게 도전한 모습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Q. 선발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A. 배송 로봇 시장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아 사업성을 설득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모두가 개발을 하고 있다지만 실체가 없는 상황에서 이를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과정에서 여러 관계자를 만나게 됐죠. 외식 플랫폼 업체의 로봇 개발자, 대학 교수 등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조금씩 자신감을 갖게 됐습니다.
Q. 사업이 현실화되었을 때 현대자동차그룹과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나요?
A. 현대자동차그룹의 2025년 비전 중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합니다. 물류 분야의 라스트마일 모빌리티는 결국 배송 로봇이 될 테니까요. PBV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무사히 전달할 수 있는 AI, 자율주행 기술을 모두 탑재해 이동에 제약이 없는 배송 로봇이야말로 라스트마일 모빌리티의 핵심입니다.
Q.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H스타트업 기간 동안 저의 공백이 생기면서 팀원들이 많은 고생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응원해주신 상용파워트레인배기시험팀과, 특히 중소형 파트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클라우드 기반 AI 머신비전 서비스 ‘보다’
전창연 대표는 보다의 머신비전이 AI를 기반으로 해 생산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검수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것이라고 말합니다
Q. 보다는 어떤 회사인가요?
A. 부품을 대량 생산하는 시스템에서 사람 대신 품질 검사를 담당하는 머신비전을 클라우드 연동 AI 기반으로 개발하는 회사입니다. 기존의 무인 검수 시스템은 카메라가 인지를 잘못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가성 불량을 발생시켜 결국 작업자가 다시 직접 검수를 해야 해 생산성을 저하시키는데요. 이를 AI를 통해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시스템을 적용해 개선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Q. 보다가 최종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일반적인 머신비전은 마스터 이미지 하나를 가지고 정상과 불량을 판단하는 이분법적인 단순 반복 연산을 주로 한다면, 보다가 개발한 머신비전은 AI가 사람이 인지하는 것처럼 구분할 수 있도록 학습을 시키기 때문에 다른 공정 적용이 빠르고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실제 공정에서 검증한 사례로 시장성과 기술력을 입증한 것이 7개월이라는 짧은 준비 기간임에도 높이 평가받은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Q. 선발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현업에 대한 아이템을 사업화하는 부분이 어려웠습니다. 팀원들은 2019년 그룹사 빅데이터 파견 교육 프로그램에서 만났는데, 사업화하고자 하는 기술과 해당 현업이 중첩되는 부분이 많아 신경이 쓰였죠. 하지만 ‘배수의 진을 친 각오로 일단 저질러 보자’ 해서 시작을 했고 최종 선정이 되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 사업이 현실화되었을 때 현대자동차그룹과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나요?
A. 현대자동차그룹의 제조 공정 라인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보다의 머신비전은 AI를 기반으로 해 생산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검수에 대한 신뢰를 높여줄 거라 확신합니다. 또한 공장마다 조금씩 달라질 수 있는 기준점을 평준화시켜 어디서 생산하더라도 동일한 부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Q.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13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바라보던 시각이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3개월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고 느낍니다. 특히 스프린트를 하는 기간 동안 제가 볼 수 있는 시야가 확연히 넓어지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스타트업 도전은 그야말로 나 스스로를 증명하는 순간입니다. 여러분들도 H스타트업을 통해 성장의 기회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유휴 장비 공유 서비스 ‘이큅쉐어’
이큅쉐어 지승훈 대표는 팀원 모두가 공장에서 공정 기술, 시설 관리 등을 담당해 실제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어 H스타트업 최종 선정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Q. 이큅쉐어는 어떤 회사인가요?
A. 이큅쉐어는 쉽게 장비 보유자와 사용자를 연결하는 서비스 플랫폼입니다. 현대자동차 공장 내 유휴 장비를 활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탄생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초기 사업 모델로 구상했죠. 예를 들면 한두 시간 사용한 뒤 놔둔 지게차를 온디멘드 서비스로 필요할 때마다 여러 업체가 사용할 수 있게 실시간 공유할 수 있다면 좀 더 효율적인 자산 관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 시작했습니다.
Q. 이큅쉐어가 최종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시기가 잘 맞아떨어졌습니다. 2020년부터 국정 주도 과제로 ‘스마트 산업단지’를 기획, 각각 떨어져 있는 중소기업을 연결해 시너지를 내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었죠. 특히 팀원 모두가 공장에서 공정 기술, 시설 관리 등을 담당했기 때문에 실제 공장에서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있는 점도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선발 과정에서 인상적이었던 경험은 무엇인가요?
A. 가장 힘들었던 건 일주일간 현업에서 자리를 비우는 스프린트였던 것 같습니다. 아산공장 대신 서울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왕복 5시간이 넘게 걸렸지만, 하루하루 성장하는 기분이라 버틸 수 있었죠. 다만 저의 빈 자리를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아산공장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커서 지금이라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사업이 현실화되었을 때 현대자동차그룹과 어떤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나요?
A. 최종 선정된 다른 팀은 전부 미래지향적이지만 저희 이큅쉐어는 현재지향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현재 제조업은 설비 투자도 미흡하고 약간 주춤하다고 할 수 있는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자산의 효율적 분배를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린다면 현대자동차그룹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Q.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A. 개인적으로 마지막까지 진심으로 기분 좋게 배웅해주신 아산공장 리더 및 동료분들에게 감사를 전하겠습니다. 지금은 완전히 모르는 세상에 와있는 기분인데, 할 일은 많고 힘들고 이렇게 해도 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재미있고 즐겁다는 생각뿐입니다. H스타트업은 인생에서 다시없는 기회가 될 수 있으니 꼭 한 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 해당 기사는 현대자동차그룹 사보 <모터스라인>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