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한 번 개최하는 ‘서울 아덱스(ADEX)’는 동북아 최대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다. 우리나라 국군을 비롯해 방위산업, 항공우주 분야에 최첨단 기술을 갖춘 기업들은 서울 아덱스를 통해 우리 기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위아와 현대로템 역시 서울 아덱스에 꾸준히 참가해 우수한 방위산업 기술을 알리고 있다. 올해 개최한 ‘서울 아덱스 2019’에서 현대위아와 현대로템은 어떤 제품을 선보였을까?
다양한 화포류를 선보인 현대위아
서울 아덱스 2019의 현대위아 전시장
현대위아는 국내 대표적인 방위산업체로 육군의 박격포, 전차와 자주포의 무장체계 등 각종 화포류를 공급하고 있다. 해군 함선에 탑재되는 함포 제작 부문 역시 현대위아가 가진 방위산업 주요 기술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현대위아는 다양한 화포류를 중심으로 전시장을 꾸몄다. 그중에서도 신형 81mm 박격포는 가장 주목할만한 차세대 무기체계다.
관측부터 사격까지 운용 과정을 디지털화한 현대위아의 신형 81mm 박격포
현대위아가 선보인 신형 81mm 박격포는 2014년 12월 개발에 착수해 올해 8월 최종적으로 체계개발을 완료한 최신 무기체계다. 신형 81mm 박격포는 기존에 쌍안경을 이용해 표적을 수동으로 겨냥하던 방식을 자동 관측 방식으로 바꾼 제품이다. 적외선 카메라와 레이저 거리 측정 방식을 이용해 주간에는 2km, 야간에는 1km 떨어진 표적을 인지하고 정확한 좌표를 획득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현대위아는 관측 장비와 연동해 사격 요청을 수행하는 ‘관측제원입출력기’, 표적 위치와 박격포의 자세정보를 받아 사격 제원을 산출하는 ‘사격제원계산기’를 함께 개발해 81mm 박격포의 사격 신속성과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관측에서 사격까지 박격포의 운용 과정을 디지털화한 장비는 현대위아의 신형 81mm 박격포가 최초다.
기존 81mm 박격포보다 약 20% 가벼운 현대위아의 신형 81mm 박격포
현대위아가 선보인 81mm 박격포 무기체계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포신과 포판, 포다리 모든 부품에 티타늄이나 고강도 알루미늄과 같은 첨단 소재를 적용해 기존 박격포 대비 무게를 약 20% 줄였다는 점이다. 전투지역까지 5/4톤 군용 차량에 병력과 박격포를 탑재해 이동할 수 있도록 개발했고, 감량과 자동화 시스템 도입을 통해 박격포 운용 인원도 기존 6명에서 5명으로 줄었다. 넓은 사격 범위, 지속 사격 능력 등의 강점을 갖춰 지상전에서 폭넓게 쓰이는 화포인 박격포가 기동성까지 생긴 것이다.
현대위아의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기동형(중형) 사양
통제시스템으로 RCWS를 운용하는 모습
현대위아는 원격사격통제장치(이하 RCWS, Remote Control Weapon System)도 함께 선보였다. 감시 및 타격시스템과 통제시스템으로 구성된 RCWS는 원격으로 안전하게 기관총을 발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전차, 장갑차 등 방어력과 기동성을 가진 화력장비의 내부나 군 상황실 등 실내에서 모니터로 밖의 상황과 표적을 파악하고 이에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다. 현대위아가 이번 전시를 통해 선보인 RCWS는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해 주간에는 최대 10km, 야간에는 8km까지 사물을 탐지할 수 있다.
현대위아 전시장에 설치된 해상 함포 모형물
3D 영상으로 재현한 5인치 함포의 자동급탄장치 운용 과정
현대위아의 전시관에는 해상 함포 모형물도 전시됐다. 현대위아가 개발한 5인치, 76mm, 57mm 함포 모형이 함께 전시됐는데, 그중에서 5인치 KMK45 함포는 현재 대한민국 해군 구축함의 주력 함포로 활약하고 있다. 국내에서 운용되는 함포 중 최대 구경으로 스텔스 쉴드 기술, 유압식 무단 변속기 기술, 디지털 제어장치 등 첨단 기술을 갖춘 함포다. 관람객들은 이번 전시회에서 함포에 자동으로 탄을 공급하는 ‘자동급탄장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3D 영상을 통해 관람할 수 있었다.
미래 무기체계부터 차세대 전차까지 선보인 현대로템
서울 아덱스 2019의 현대로템 전시장
지상무기체계의 독자적 연구개발 및 생산 체계 구축, 최적화 성능개량 등의 역량을 갖춘 현대로템은 서울 아덱스 2019에서 다양한 지상무기체계를 선보였다. 우리나라 육군의 전차로 활약 중인 K2전차를 시작으로, 미래형 무기체계인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 활약할 수 있는 차륜형장갑차 등을 실물로 전시했고, 이외에도 차세대 전차, 자주도하장비, 장애물개척전차 등을 모형으로 선보였다.
현대로템의 사막형 K2전차
우리나라 육군의 차세대 전차로 주목받는 K2전차는 현대로템이 자체적인 연구개발 및 생산 체계 구축을 통해 완성한 전차다. 서울 아덱스 2019에서 현대로템이 선보인 K2전차는 사막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기존 K2전차를 개량한 제품이다. 엔진과 변속기를 결합한 파워팩의 냉각성능을 향상시키고 고온용 궤도를 적용해 중동의 고온의 환경에서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기동성을 확보한 것이 특징이다. 차체 측면에는 모래먼지 저감용 고무 스커트를 장착했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미래형 무기체계인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SHERPA)
현대로템 전시관에서 볼 수 있었던 HR-셰르파는 현대로템이 자체 개발한 미래형 무기체계다. 2018년부터 개발에 착수해 올해 시험평가 및 필드 테스트를 마친 다목적 무인차량으로 배터리를 이용해 구동되는 전기구동방식이다. HR-셰르파는 근거리 및 원거리 통제장치를 통해 원격 조정이 가능하다. 병사를 따라가는 종속주행 기능이 탑재돼 있으며 화력지원, 감시정찰, 물자후송 등 목적에 따라 민간 또는 군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현대로템의 차륜형장갑차(K808). 좌측은 UN 파병용 차량, 우측은 의무후송차량 사양
의무후송차량의 실내 모습
현대로템의 차륜형장갑차(K808)를 기반으로 만든 UN 파병용 차량과 의무후송차량도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UN 파병용 차량은 장갑차 하부에 지뢰방호기술과 RCWS를 적용한 차량이며, 의무후송차량은 장갑차 내부에 의무용 침대와 의무용 키트를 탑재한 차량이다.
현대로템이 선보인 차세대 전차의 콘셉트 모델 모형
현대로템이 국내 지형 사정에 맞게 개량해 국산화할 예정인 한국형 자주도하장비(KAAB) 모형
현대로템은 이외에도 차세대 전차, 자주도하장비, 장애물개척전차 등의 모형도 함께 선보였다. 차세대 전차는 네트워크 중심의 미래 전장 환경에 부합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차량운용체계와 유무인 복합운용 개념을 적용했고 기동력, 화력, 방호력 등 모든 측면에 미래 신기술이 적용되어 있는 콘셉트 모델이다.
자주도하장비는 전투 중 전차와 장갑차 등의 기동부대가 하천이나 강을 지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차량이다. 현대로템은 터키 FNSS에서 개발한 자주도하장비 AAAB(Armored Amphibious Assault Bridge)를 산악지형이 많은 한국지형에 최적화해 국산화할 계획이다.
2018년 현대로템이 체계개발을 완료한 장애물개척전차는 차체 전면에 부착된 지뢰제거쟁기를 이용해 차량 전방에 매설된 대인 및 대전차 지뢰를 제거해 기동부대의 이동 통로를 개척하는 역할을 하는 전차다.
사진. 김윤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