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캠프가 한창인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지난 11월 5일, KIA 타이거즈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이 구단의 9대 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 취임식 기자회견에서 우승하기 위해 KIA 타이거즈에 왔다고 밝힌 맷 윌리엄스 감독은 “매 경기 최선을 다해 팬 여러분에게 즐거움을 주고, 우승의 희열을 나누고 싶습니다.”라며 취임 소감을 전했습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의 취임과 함께 메이저리그 출신 코칭스태프진이 KIA 타이거즈에 새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을까요? 마무리 캠프가 한창인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맷 윌리엄스 감독과 서재응, 최희섭 코치를 만나고 왔습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KIA 타이거즈의 우승이 목표라고 말합니다
먼저 맷 윌리엄스 감독님, KIA 타이거즈 9대 감독으로 부임하신 것 축하드립니다. 아직 부임하신 지 얼마 되진 않았지만, KIA 타이거즈 구단에 대한 첫인상이 궁금합니다.
맷 윌리엄스(이하 맷): 선수들의 태도가 굉장히 좋습니다. 11월인데도 스프링 캠프나 정규시즌 때처럼 매일 아침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창단 멤버로서 당시 김병현 선수와 함께 월드 시리즈 우승을 거머쥔 바 있습니다. 이번에는 감독으로서 KIA 타이거즈의 통산 12번째 우승을 기대해봐도 될까요?
맷: 그러려고 제가 이곳에 온 거겠죠. 우승하기 위해서요. 가능성 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전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일차적 목표는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것입니다.
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워싱턴 내셔널즈 감독으로 부임한 첫해 올해의 감독상을 받을 만큼 뛰어난 리더십을 인정받았습니다. 감독으로서 본인의 스타일을 말씀해주신다면요?
맷: 스마트한 주루플레이에 신경을 많이 써요. 굉장히 공격적인 스타일이죠. 게임 안에서 어떻게든 기회를 잡고, 살려내는 게 제 역할이죠. 제가 공격적인 스타일이기 때문에 KIA 타이거즈도 앞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띄게 될 거로 생각합니다.
서재응 코치는 선수들의 재능과 역량을 스스로 깨닫도록 돕고 있습니다
서재응 코치님은 지난해 박흥식 감독 대행 체제에서 뛰어난 투수 관리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지도 능력이 새롭게 주목받았습니다.
서재응(이하 서): 지난 시즌 감독 대행님이 저를 믿고, 기회를 많이 주셨습니다. 투수 로테이션에도 많은 재량을 맡겨 주셨고요. 그래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었습니다. 저 또한 선수들의 개인 재능과 역량을 믿고,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요구하는 편입니다.
함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했고, 함께 은퇴했던 최희섭 코치가 합류했습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두 분이 감독님의 야구 이론을 선수들에게 쉽게 전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습니다.
서: 타격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모르지만, 최희섭 코치가 메이저리그 타자 출신 윌리엄스 감독님과 합이 잘 맞는 것 같아요. 타격 밸런스와 추구하는 모습이 비슷해서 타자들에게 감독님의 의중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희섭 코치는 2020시즌 KIA 타이거즈에서 지도자로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합니다
최희섭 코치님은 KIA 타이거즈에서 코치 생활로 야구 인생의 새로운 막을 열었습니다. KIA 타이거즈에 다시 돌아온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최희섭(이하 최): 은퇴할 때 KIA 타이거즈 팬들과 약속했던 걸 지킬 수 있게 돼서 일단 기쁩니다. 4년 만에 돌아오기까지 준비도 많이 했습니다. 아직 코치 경험은 없지만, 새로 오신 윌리엄스 감독님과 송지만 코치님께 배우면서 선수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선수로서, 해설자로서 야구 경험이 많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싶나요?
최: 한국과 미국, 남미에서 다양한 코치진을 경험했습니다. 그분들에게 배웠던 것들을 아낌없이 쏟고 싶어요. 그리고 선수가 먼저 코치를 찾아주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고 싶어요.
맷 윌리엄스 감독은 젊은 선수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주루플레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고 하셨는데요, 과감한 타격으로 승부하는 미국식 ‘빅볼’보다는 집요한 주루플레이로 승부하는 일본식 ‘스몰볼’을 더 선호하시나요?
맷: 조합이 중요합니다. 타이트한 경기를 치를 때는 번트가 필요할 때도 있을 것이며, 점수 차가 났을 땐 장타가 필요한 상황도 있겠죠. 적절히 조합해서 경기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무엇을 선호한다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메이저리그 시절 화끈한 장타력을 보유한 3루수로 기억합니다. 유능한 타자의 눈으로 봤을 때 KIA 타이거즈에서는 어떤 타자가 가장 눈에 띄나요?
맷: 아직 전체 선수단 모두를 만나보지는 못했습니다. 베테랑 선수들은 휴식이 필요한 기간이라서 모두 마무리 캠프에 나오진 않으니까요. 하지만, 공격력 측면에서 가능성이 많은 젊은 선수가 몇몇 보여요. 시즌에 돌입하면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겁니다.
젊은 선수의 가능성을 자주 언급하십니다. 혹시 신인을 육성하는 본인만의 방법이 있나요?
맷: 실제로 우리 팀에 잠재력을 가진 선수들이 많아서 자주 언급하는 것 같아요. 제가 해야 할 일은 그 능력을 알아보고 기술적인 측면을 다듬어주는 것입니다. 좋은 운동신경을 가진 선수들이 각자 어떤 걸 잘 해낼 수 있는지 그 재능을 파악하는 게 우선입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훈련의 양보다는 질을 높이는 훈련법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코치진에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서재응, 최희섭 코치 등이 있습니다. 어떤 도움이 되고 있나요?
맷: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선수 생활을 했기 때문에 KBO 선수들의 전력을 잘 파악하고 있으며, 동시에 미국에서 온 제 야구 스타일을 잘 이해합니다. 또한 영어를 수준급으로 해서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고요. 무엇보다도 코치로서 능력 자체가 출중하기 때문에 우리 팀이 우승하는 데 가장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메이저리그에서 경험했던 특별한 훈련법을 KIA 타이거즈에 도입하고 싶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맷: 지금 이미 도입하고 있습니다. 훈련의 양보다는 질을 개발하는 거죠. 효율적인 훈련 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캠프와 스프링 캠프 기간 동안 최대한 완벽하게, 그리고 효율적으로 팀을 정비해서 개막전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KBO는 어떤 리그라고 생각하시나요?
맷: 메이저리그와 비교할 필요 없이 KBO는 그 자체로 뛰어난 리그입니다. 팬들의 열정도 엄청나죠. 제가 최고의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야수들의 송구 훈련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팬들이 야수 리빌딩을 특히 기대하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선수나 리빌딩 방향에 대한 힌트를 좀 주신다면요?
맷: 개인적으로 리빌딩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아요. 우리 팀에는 이미 재능 있는 선수가 많습니다. 그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겠죠. 우리 팀을 경쟁에서 ‘이기는 팀’으로 만드는 데 집중하고 싶습니다.
말씀하신 ‘이기는 팀’을 만들기 위해 어떤 점에 주력할 계획인가요?
맷: 꾸준함이 가장 중요합니다. 투수와 야수 모두요. 시즌에 돌입하고, 긴 경기 일정을 이어 나갈 때도 꾸준함을 잊지 않도록 계속해서 요구할 것입니다.
훈련 때 보니 선수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본인의 리더십 스타일인가요? 선수들과 친해지려고 어떻게 노력하나요?
맷: 사적으로 친해지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제 책상에는 청첩장이 5개나 놓여있어요. 아무래도 이번 겨울은 결혼식에 참가하고, 선수들과 친해지느라 바쁠 것 같네요. 이후에는 선수로서의 모습에 집중할 거예요.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이 선수가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파악하고, 그에 알맞은 지도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서재응 코치는 자율성에 무게를 둔 훈련 시스템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서재응 코치님이 미국 야구를 경험했기 때문에 맷 윌리엄스 감독님과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큽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서: 기존에는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주입하는 훈련 시스템이었다면, 이제는 선수들이 알아서 부족한 점을 느끼고, 효율적인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변화했다고 느낍니다. 선수들의 자율성에 무게를 두는 거죠. 자율적으로 뭔가를 한다는 게 사실 가장 어려운 거예요.
2020년 시즌에는 선발 로테이션과 불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힌트를 주신다면요?
서: 불펜 쪽은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다만, 선발 쪽에서는 기존에 던졌던 선수와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 군대를 제대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선발 자원 폭을 넓히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희섭 코치는 선수와 코치가 서로 맞춰가는 과정에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KIA 타이거즈 타선이 2017년 우승 당시보다 장타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장타 가뭄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최: 장타가 야구의 전부는 아닙니다. 다른 능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어요. 하지만 장타력이 필요하다는 건 팀 내 누구나 공감하고 있습니다.
은퇴 후 지도자 준비는 어떻게 해오셨나요? 해설하시면서 공부도 하셨나요?
최: 게임을 많이 봐왔던 게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승패의 분수령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를 수 있죠. 코치는 처음이라 부족한 점이 많은 걸 알기 때문에 제가 먼저 선수에게 맞추고, 선수도 또한 저에게 맞추는 과정에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팀의 재능을 알아보는 것이 외인 감독의 성공 요인이라고 말합니다
외국인 선수나 감독에게는 매우 낯선 한국야구에서 성공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KBO 리그에서 성공을 거둔 힐만, 로이스터 감독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맷: 그 팀이 가진 재능을 알아봤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라고 판단합니다. 저 또한 그러한 단계를 겪고 있습니다. 선수들이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판단하고, 그들의 재능을 최대한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일입니다.
은퇴했거나 현역으로 뛰는 한국 야구선수 중 가장 인상 깊은 선수가 있다면 누구인가요?
맷: 당연히 BK(김병현 선수)와 같은 팀에서 뛰었기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아요. 팀에서 가장 좋은 공을 던졌던 선수 중 하나였죠. 그 누구도 BK를 상대하고 싶지는 않았을 겁니다. 지금 KIA 타이거즈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서재응, 최희섭 코치도 있죠. 물론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추신수 선수도 인상적입니다. 모두 미국에서 선수나 코치 생활을 하면서 상대해봤던 선수들입니다.
서재응 코치가 투수 훈련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서재응 코치님, 마지막으로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서: 아쉽게도 이번 시즌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새로 오신 감독님과 확실한 재정비를 거쳐 반드시 5강 안에 드는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최희섭 코치는 쉽게 지지 않는 KIA 타이거즈를 기대해달라고 말합니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감독과 코치진의 합류가 KIA 타이거즈 선수단에 어떤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까요?
최: 프런트가 능력 있는 코치진을 대거 영입한 이유가 무엇일지 생각해보면 답이 나올 것 같아요. 바로 변화죠. KIA 타이거즈가 변화를 원한다는 것을 알고 왔기 때문에 그것에 초점을 맞춰 선수들을 지도할 생각입니다. 물론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기는 법을 아는 팀으로 새롭게 변화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마지막으로 빅초이의 복귀를 기다려 온 KIA 타이거즈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최: 야구장에서 달라진 모습, 강해진 KIA 타이거즈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당찬 포부보다는, 지더라도 쉽게 지지 않는 투지로 보답 드리겠습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이기는 경기를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합니다
감독님은 한국 생활에 전반적으로 만족하시나요? 한국에 대한 인상이 궁금합니다.
맷: 지금까지는 매우 좋습니다. 문화와 사람도 모두 훌륭하고요. 광주라는 도시도 매력적입니다. 새로운 환경이지만, 굉장히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광주는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도시입니다. 맛있게 먹은 한식이 있나요?
맷: 한국식 바비큐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코칭스태프가 모두 모여 회식할 기회도 있었는데, 한정식을 먹었습니다.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이 놀라웠습니다. 지금까지 먹어본 모든 음식이 좋았어요.
마지막으로 KIA 타이거즈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맷: 환영해주신 모든 팬에게 고맙습니다. KIA 타이거즈는 전통이 있는 명문 팀입니다. 이 점을 항상 유념하고 실망하게 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야구장에 들어서는 매일매일 집중력을 발휘해 많은 경기에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